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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을 버려라! - 제이슨 프라이드,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독서 2021. 1. 28. 19:15

     규칙 없음에 이어서 미국 IT회사의 기업문화에 대한 책이다. 규칙 없음은 넷플릭스의 CEO가 썼고 이 책은 베이스캠프라는 회사의 CEO들이 썼다. 나도 베이스캠프라는 회사는 처음 들어보았는데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이고 창업한지 22년정도 된 회사라고 한다. 큰 회사들은 자체적인 사내 시스템이나 메신저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스타트업이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사용할 기업용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일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회사에 인생 바치지 말아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스캠프는 여름이면 6시간을 근무하고 휴가도 자유로우며 무리하게 일정을 맞추거나 하는 일이 없다. 하지만 온전히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회의를 잡지 않고 절차를 간소화시킨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챕터가 세가지가 있다.

     

    1. 목표가 없는 것이 목표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1년을 시작하며 목표를 정할 것이다. 올해는 무엇을 얼마만큼 향상시키겠습니다하는 식으로 말이다. 베이스캠프는 이러한 작업이 사업을 향상시키기위한 목표수립에서 목표를 달성시키기위한 사업하기로 변질되는 과정을 경계한다. 목표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베이스캠프에서도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그 다음이 나타나고 끝나지 않는 목표수립/달성 과정은 모두를 지치게 했다. 또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고객편의를 무시하거나 도덕에 어긋나는 짓을 해야할 때도 있었다. 환불을 예로 들면, 본질적으로 환불이라는 작업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불정책을 어렵게 설정해 둔 것은 모두 회사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고객편의를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2. 3으로 이루어진 회사 

     

     베이스캠프에서는 보통 3인이 팀을 이루어 작업한다. 일의 규모가 커진다면? 팀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세명의 팀이 할 수 있도록 일을 쪼갠다. 이렇게 일을 잘게 쪼개면 앞서 말한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는 등 의사소통비용이 상당부분 절감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실제로 일의 진행을 막는 것은 일의 난이도가 아니라 사람간의 의사소통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유관부서에 요청하고 거기서 처리될때까지 기다리고 허가를받는 등등... 회사 규모가 좀 작아서 내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었더라면 하루면 될 일이 일주일까지도 걸리는 경우가 많다. 

     

    3. 슈퍼고객을 만들지 않는 가격정책

     

     어떤 한 고객이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그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추가적인 업무를 해야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회사의 생각을 제품에 담아내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베이스캠프는 가격정책을 단순화하여 다수의 작은 고객으로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다. 그럼 전문적인 지원을 원하는 고객은 어떻게 할까? 그런 고객은 베이스캠프 제품의 타겟이 아니므로 굳이 붙잡지 않는다. 그리고 베이스캠프는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 구버전도 꾸준히 지원해주고있다. 베이스 캠프 제품의 주요 타겟이 되는 고객들은 확실히 취하는 정책을 펼치는 모습에서 꼭 필요한것에 집중하는 철학을 다시 한 번 옅볼 수 있었다.

     

    특히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매해 연초마다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어떻게든 달성해야 하는 그런 점과 커뮤니케이션비용으로 인해 일정이 늘어지는 부분들을 겪을 때 현타를 느낀 적이 많아서 그런지 여러 챕터중 위에서 언급한 세 챕터가 인상깊었다. 

    넷플릭스의 "규칙없음" 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면 같은 철학을 가지고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꽤 흥미롭다. 두 회사 모두 "회사와 제품에 도움 되는 일에 집중하자!"라는 철학을 가지고 일하고 있고 그것에 맞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버린다.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넷플릭스는 그렇게 집중해서 한 개 할거 두 개 하고 끊임없이 성장하자라는 목적이 있다면 베이스캠프는 한개 할 것 잘 하고 남은 삶을 즐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최종적인 목적이 무엇이건간에 꼭 필요한 일만 하자는 바탕으로 일을 하는것이 효율과 발전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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